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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우글방574】따뜻한 보이차 한 컵
겨울이 되면 가장 큰 문제가 '난방'입니다.
옛날에는 나무를 때고 살았기 때문에 돈이 없어도 부지런하면 겨울이 별로 걱정이 없었습니다. 요즘에는 보일러, 가스, 연탄, 전기로 난방을 하는데 모두 돈이 필요한 것들이어서 돈 없으면 겨울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우리 집은 기름 보일러입니다. 무려 세 드럼이나 들어가는 대용량 기름통인데, 언제나 기름은 아래에서 한 뼘씩 밖에는 못 넣네요. 뭐, 그래도 괜찮아요. 기름통의 기름 높이와 상관없이 언제나 하하호호 웃음꽃이 피는 행복한 가정이니까요.
작은 난로를 하나 샀습니다. 난로를 피워 거실 한가운데 놓으니 거실이 훈훈하네요. 주전자에 물을 담아 난로 위에 올려놓으니 가습효과도 되고 언제든 뜨끈뜨끈한 물에 커피를 타 마실 수 있어서 좋네요.
아, 아내가 어느새 주전자에 보이차 한 덩어리를 뚬벙 떨어뜨려서 물이 까매졌습니다. 그것도 모르고 그 물로 커피를 탔더니 '보이커피'가 되었네요. 맛은? 엣퇘퇘... 난로를 피워 놓으니 식구들이 난로를 중심으로 옹기종기 둘러앉네요. 아내는 땅콩을 까고, 좋은이는 핸드폰으로 친구에게 무전을 치고, 밝은이는 가방에서 부스럭대며 무슨 상장을 꺼내 놓으며 빨리 돈내놓으라고 합니다. (상장 받아오면 한 장에 천원씩 준다고 그랬거든요^^) 창고에서 고구마 찾아다가 호일로 감아 난로 위에 올려놓아야겠습니다. 아..... 창밖에 눈이라도 펑펑 내리면 참 낭만적일텐데... ⓒ최용우 201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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