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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 관음봉 정상에서
【느릿느릿 274】계룡산에 오르다.
12월 3일 오전 9시에 판암동에서 김경배 목사님을 만나 계룡산 입구에 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교회인 학봉교회에 들러 교회 구경을 하고 계룡산 주차장까지 갔다.
간단하게 김밥 한줄과 오뎅국물로 요기를 하고 매표소를 들머리로 하여 동학사-은선폭포-관음봉-삼불봉-남매탑-동학사-주차장까지 약 10키로미터를 4시간동안 걸었다.
동학사 앞을 지나는데 비구니승들이 많다. 머리를 깎으면 여자나 남자나 똑같을것 같은데도 여자인지 남자인지 대번에 알아 볼 수 있다는게 신기하다.
동학사에서 은선폭포를 지나 관음봉까지는 흙을 밟아 볼 수 없을 정도로 가파른 돌자갈 길이 계속 된다. 계룡산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는 입산금지가 되어 있어서 그 다음으로 높은 관음봉을 목표로 부지런히 올라갔다.
드디어 정상! 대전, 논산, 공주가 동서남북 사방으로 훤히 다 내려다 보인다.
사람들은 삶의 정상에 오르기 위해 애를 쓴다. 더러는 정상을 밟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간에 좌절을 하고 만다. 그리고 정상은 언제나 바라만 봐야 하는 곳으로 여기며 죽을때까지 그럭저럭 산다. 그러나 조금만 마음을 바꾸면 우리는 언제든 정상에 올라 그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바로 산을 오르는 것이다. 산 정상에서 산 아래를 내려다보는 기분이나 인생의 정상에서 뻐기는 것이나 그게 그거 아닌가!
정상에 오르면 반드시 내려와야 한다.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가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산을 오르면 반드시 내려가야 한다는 것을 몸으로 실감한다. 관음봉에서 삼불봉까지 약 2키로미터는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산등성이를 아슬아슬하게 레일을 의지해 걸었다. 바로 눈 앞엔 천길만길 낭떨어지이다. 손만 펼치면 새처럼 훨훨 날아오를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손을 들어 올리는 김목사님을 혼자 날아가 버릴까봐 서둘러 말린다.
삼불봉에서 남매탑까지 그리고 동학사 입구까지 지도에 6시간 산행길이라 표시되어 있는 길을 약 4시간만에 주파하고 무리한 탓인지 종아리에 주먹만한 알이 생기고 말았다. 2004.12.4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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