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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최용우)
【느릿느릿 282】저도 다 알아요
"밝은아! 너 크리스마스 선물로 목도리랑 모자 선물 받고 싶지? 응?"
진작부터 크리스마스 선물로 움직이는 강아지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던 밝은이에게 강아지 선물 보다도 분홍색 목도리와 모자가 더 좋다고 분위기를 몰아가는 중. 사실은 며칠전에 시장에 갔다가 분홍색 목도리와 모자가 한 세트로 되어 있는 선물을 사가지고 와서 숨겨놓았습니다.
밝은이의 유치원에서 해마다 성탄절 이브날에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선물을 가지고 와 나누어 주는 행사를 하는데, 그 선물들은 엄마들이 미리 준비해서 산타클로스로 변장한 선생님에게 준 것입니다.
밝은이의 선물을 미리 사 놓고, 그 선물을 갖고 싶다는 대답을 듣기 위해 온갖 감언이설로 목도리, 모자 예찬을 한 참 펼쳤더니 드디어 순진한 밝은이가 "아빠! 모자랑 목도리 선물을 받고 싶어요." 하고 말합니다. (오호~ 성공~!!) 갖고 싶었던 선물을 딱 받는 순간 얼마나 신기하고 기분이 좋을까요????? 뭐, 그런 상상을 하면서 속으로 크크크 웃었습니다.
그런데 밝은이가 감기몸살로 며칠동안 유치원에 가지 못하는 바람에 준비한 선물을 미리 갖다주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당일날 밝은이가 직접 가져다가 선생님을 드리는 수 밖에...
엄마가 선물을 포장지에 싸다가 그만 밝은이에게 들키고 말았습니다.
"다. 알아요. 그거 산타크로스 할아버지로 변장한 선생님이 저 주실거죠?"
"다 알아버렸어?"
결국엔 엄마랑 머리를 맞대고 모자와 목도리를 예쁘게 쌉니다.
"그래도,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주시면 모르는 척 하며 막 좋아하면서 받아야 한다. 아라찌?"
"네!"
"그리고... 이 포장지는 잘 떼어서 가지고 와. 다음에 또 쓰게" 2004.12.24ⓒ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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