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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내 (사진 최용우)
【느릿느릿 298】집을 짓고 또 짓고
준이네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가 지금 여행중이십니다. 겨울에 집이 비어 있으면 보일러가 터지고 눅눅해지기 때문에 가끔 준이네 가족이 가서 하룻밤씩 잡니다.
그 집은 용운동 산꼭대기에 있는 40평짜리 고급 빌라입니다.
"세상에 옛날에는 여기가 산 꼭데기였는데... 이렇게 여기에 집이 들어설 줄 누가 알았겠어요." 베란다에 서서 밖을 보니 대전 시내가 훤히 내려다보입니다. 정말 빈틈없이 구석구석 집이 많기도 하네요. 집을 지을 수 있는 곳엔 이미 다 지었고, 집을 지을 수 없는 곳도 다 헐어서 집을 짓고 있는 중입니다. 세상은 온통 집으로 가득 차버릴 것 같습니다.
문득 뒷베란다 밖을 보니 뒷산이 보입니다. 그런데 그 옆에 커다란 아파트단지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숲속의 공터를 반반하게 밀어 버리고 거기에 하늘 끝까지 닿을 듯 높은 고층아파트가 한 참 올라가고 있는 '공사중'이었습니다.
이미 우리나라는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 더 이상 새로운 땅에 집을 짓지 않아도 되는 나라입니다. 그럼에도 집을 더 짓는 이유는 한 사람이 집을 2채 이상 갖겠다는 욕심 때문이지요. 서로 사이좋게 잘 나누어 살기만 하면 되는데 나누어가질 생각은 안하고 더 많은 집을 짓기 위에 산을 밀어내는 인간들이 이거 미련한거요...똑똑한거요... 2005.1.20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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