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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최용우)
느릿느릿 299】조삼모사 (朝三暮四)
정류장에서 커피한잔 생각이 나 자판기에 500원 짜리 동전을 넣었습니다.
날씨가 추운 날은 자주 얼어붙기 때문에 '나올까?' 의심하면서.
역시나 버튼을 눌러도 커피는 안나오고 땡그랑 동전이 떨어집니다.
그런데 구멍에 손을 넣어 꺼내보니 100원짜리입니다.
분명히 500원짜리를 넣었는데 어매, 요거시 내 돈을 400원이나 묵어불었네!!!!
한 참 있다가 커피 생각이 너무 간절하여 혹시나 나올까? 다시 500원짜리를 넣었습니다.
딸각 소리와 함께 김이 무럭무럭 나며 커피가 나왔습니다.
동전 반환 버튼을 누르니 딸가락 딸가락 딸가락.... 동전이 한 참 떨어집니다.
꺼내보니 600원이나 나왔습니다. 우왓~! 이게 웬 횡재냐....
500원 넣었는데 커피도 나오고 500원도 다시 나오고 거기가 100원 더 나오다니...
아까 400원 먹어버린거 지금 600원 나왔으니... 내가 이익 본거 맞지?.
저는 기분이 좋아서 룰루랄라... 기분이 나빠졌다가 더 좋아졌네... 하며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이야기 했더니
"당신 원숭이야? 완전 조삼모사네"
가만히 계산해 보니 뭐 기뻐할 일도 아니구만요. ㅠㅠ 500+500 넣었고 300원짜리 커피 한잔에 거스름돈 100+600원 받았으니 그냥 딱 맞네. 2005.1.21 ⓒ최용우
조삼모사 (朝三暮四)- 중국 송나라 때 저공(狙公)이란 사람이 원숭이를 많이 기르고 있었는데 먹이가 부족하게 되자 저공은 원숭이들에게 말하기를 "앞으로 너희들에게 주는 도토리를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로 제한하겠다"고 말하자 원숭이들은 화를 내며 아침에 3개를 먹고는 배가 고파 못견딘다고 하였다. 그러자 저공은 "그렇다면 아침에 4개를 주고 저녁에 3개를 주겠다"고 하자 원숭이들이 좋아하였다는 일화가 있다. 결국 조3모4나 조4모3(朝四暮三)이나 똑같은 숫자인 점에서 똑똑한 사람이 어리석은 사람을 속임수로 넘기는 비유로 조삼모사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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