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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309】속리산 문장대여 내가 또 왔다
행정구역상으로 같은 보은이어서 언제든 맘만 먹으면 오를 수 있는 산이라 생각했던 속리산 문장대에 드디어 올랐다. 원래는 월요일에 아내가 외출을 하는 날이어서 딸내미와 단둘이 조촐하게 산에 오르려고 했었다. 그러나 눈이 많이 와서 차가 끊기는 바람에 화요일, 수요일 계속 미루다가 드디어 날씨가 풀린 화창한 금요일 오전 아내와 좋은이와 셋이서 베낭을 맨 것이다.(밝은이는 유치원 감)
속리산 문장대는 8년전 안산에 살때 회사에서 단합대회로 와 올라본 경험이 있다. 아내도 처녀때 등산을 왔다가 중간 세심정 휴게소에서 컵라면 하나 사먹고 내려갔었다고 하니 모두에게 낯선 산은 아닌 셈이다. 전체 거리가 약 14키로키터쯤 되어서 초등학교 3학년인 좋은이가 걷기엔 좀 먼 거리다 싶기는 했지만 한번 도전해 보기로 했다.
같은 보은에 있다고 너무 쉽게 생각했나? 벌써 산에 있어야 될 시간인 10:50에 집에서 출발을 하였다. 전체 산행시간을 7시간정도 예상을 했으면서도 너무 여유를 부렸다. 덕분에 집에오니 저녁8시였다.
참 행복한 산행이었다. 함께 산에 오를 수 있는 가족이 있어서 행복했고, 눈길을 걸으며 오손도손 이야기 하는 시간이 행복했고, 힘들다고 지쳐 주저 앉은 좋은이를 업었더니 아빠의 등에서 금새 잠들어 버린다. 잠든 딸을 등에 업고 걷는 그 순간이 왜 그렇게 행복하던지...높은 산 정상에서 사방을 내려다 보는 그 후련함은 돈주고 살 수 없는, 오직 산을 오르기 위해 땀흘린자에게만 주어지는 선물이다. 왜 산을 오르냐고? 어떤이는 거기 산이 있어 산을 오른다고 했는데, 나는 걸을 수 있으니 산을 오른다고 말하고 싶다. 2005.2.4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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