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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같은이야기는 최용우가 1만편을 목표로 1995.8.12일부터 매일 한편씩 써오고 있는 1천자 길이의 칼럼입니다. 그동안 쓴 글이 15권의 단행본으로 만들어져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판매중입니다.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동의 없이 가져다 쓰셔도 됩니다. 책구입 클릭!

또 하나의 손가락

2010년 다시벌떡 최용우............... 조회 수 1813 추천 수 0 2010.12.13 10:4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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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3955번째 쪽지!

 

□ 또 하나의 손가락

 

고려시대 지눌스님이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되 달이 손가락에 있지 않고, 말로 법을 설파하되 법이 말에 있지 않다"고 했습니다.
말은 말의 피상적인 의미가 아니라 그 이면에 전달하고자 하는 뜻을 파악해야 된다는 교훈입니다. "저것이 달이니라" 하고 달을 가리키면 달을 바라보이야 하는데, 손가락 끝만 바라보고 "달은 손가락처럼 생겼군요" 하면 정말 주먹으로 대갈통을 때려버리고 싶을 것입니다.
저는 처음에 이 이야기를 듣고 '정말 그렇구나, 그래 맞는 말이야!' 하면서 대갈통을 탁! 치며 감탄을 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그 뒤로 이제는 달을 보는 사람이 되었는가? 과연 이야기의 형식을 꿰뚫고 그 본질을 이해하는 능력이 생겼는가? 아닙니다. 손가락이 아니라 손가락이 가리키는 대상을 보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음에도 더 똑똑해지지도, 더 이야기의 핵심을 찾아내는 능력이 생긴 것도 아닙니다.
왜 그런가 대갈통 싸매고 생각해 보니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면 손가락을 보지말고 달을 보라'는 말이 또 다른 손가락이더라구요. '그래 맞아 참 좋은 이야기야 그렇게 해야 돼' 하고 생각하면서도 이제는 그 이야기만 재미있어하며 바라보고 있더라구요. 그러니 나라는 사람은 얼마나 한심한 사람입니까. 지팡이로 대갈통을 갈겨주고 싶습니다.
이 글을 읽으며 또 이야기의 핵심은 보지 못하고 '대갈통'이 뭐냐 방송에 적합하지 않다 머리라고 해라... 어쩌고 하며 '대갈통'만 바라볼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용. 아이고메~ 이쁜 대갈통 ⓒ최용우

 

♥2010.12.13 달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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