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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위의 집
【느릿느릿 327】언덕위의 집
설 지나고나서부터 집 위 언덕에서 뚝딱뚝딱 소리가 나더니 금방 집이 한 채 지어졌습니다.
조립식으로 아담하게 지어진 이 집은 지금 한참 내부공사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요즘은 집 한 채 짓는데 보름도 채 안걸리네요.
아내와 마당에서 "우리는 언제 저렇게 우리집을 지을까..." 하며 새로 지은 집을 올려다 봅니다.
"초가 삼간도 내님과 함게라면 나는 좋아라" 하는 옛날 노래가 있는데, 한 간은 팔 다리 쭉 펴고 반듯하게 누울 수 있는 약 1,5평의 공간이니 요즘으로 치면 초가삼간은 8평짜리 집인 셈입니다.
옛날에는 집을 작게 짓는 대신에 툇마루를 만들었습니다. 툇마루에 누우면 하늘이 올려다 보이고 멀리 산과 들과 나무와 탁 트인 전망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말하자면 집은 작지만 눈에 들어오는 공간적 넓이는 수천 수만평이었던 것입니다. 툇마루가 없어진 요즘은 아무리 평수 넓은 아파트라도 눈에 들어오는 공간적 넓이는 옹삭하리만치 좁습니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은 자기밖에 모르는 것일까요?
그냥 보기에도 언덕위의 집은 자그마한 집입니다. 하지만 창밖을 통해 내다보이는 탁 트인 시원한 풍경은 수천 수만평의 자연 정원을 보는 듯한 마음 일 것입니다.
집이 다 지어지면 놀러가야겠습니다. 2005.3.11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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