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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331】구룡산에 올랐습니다.
아이들이 개학한 이후로 온 가족이 함께 오를 수 있는 산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토요일 오후에 다녀올 수 있는 산이어야 하는데, 우선 가까운 곳에서 찾아보니 차로 20분 거리에 새로 문을 연 산림욕장이 있어서 이번달 가족등산 산으로 선택했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출발하여 산림욕장에서 점심으로 컵라면과 김밥을 먹었습니다. 아직은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 우리뿐입니다. 지난 겨우내내 공사를 해서 산림욕장을 만들어 놓고 새봄을 맞이하여 손님을 기다리는 중이라는데 어쩌면 우리가 산림욕장의 첫손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계곡을 타고 올라가다가 갈참나무 숲을 지나 산 정상에서 '야호'한번 하고 능선을 따라 걷다가 새로 뚫은 것 같은 길을 따라 내려오면 되는 단순한 코스인데 약 3키로미터의 거리를 날씨가 풀리면서 땅이 질퍽거려 산발에 달라붙는 흙은 떼어내며 2시간동안 힘겹게 걸었습니다.
이렇게 온 가족이 함께 산을 오르며 오손도손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얼마나 행복한 시간인지.
미끄러우면 뒤에서 밀어주고, 가파른 고개에선 앞에서 손을 잡아 주고, 흘린 땀을 닦아주며, 그렇게 우리는 하나임을 진하게 느끼며 생강나무, 진달래 꽃망울이 피기 직전인 숲속길을 걸었습니다.
앞으로 한달에 한번씩 아이들이 토요일에 학교에 가지 않는다고 하니 그 날을 아예 가족등산의 날로 정해서 하룻동안 걸을 수 있는 산을 올라겠습니다. 2005.3.19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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