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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퍼오자구

달팽이일기04-05 최용우............... 조회 수 972 추천 수 0 2005.03.29 09:2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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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334】막 퍼오자구

오전에 잠깐 다녀가라는 장모님의 전화를 받고서 하던일 멈추고 즉시 처가집에 다녀 왔습니다.
장모님이 쌀 김치 고기 만두 상추 양념 막 싸 주십니다.
주시는대로 빠짐없이 다 받아서 차에 실었습니다.
장모님이나 어머님 모두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기에 언제 마지막 부르심이 될지 모르는 일. 그래서 두 분이 부르시면 만사 제쳐 놓고 무조건 달려가기로 아내와 약속했습니다.
"이 다음에 좋은이 밝은이 시집간 뒤에 당신도 이렇게 불러서 막 퍼 줄꺼야?"
"당연하죠. 내 딸들인데..."
"만약 아이들이 안 받는다고 하면?"
"그러면 마음이 무척 섭섭할 것 같아요.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퍼 주는 재미로 사는데 그 재미를 빼앗는 것이 되니까. 전에는 안 받는 것이 부모님들을 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자식을 낳아 길러보니, 주는 것을 안 받으면 '어허 요것들 좀 봐라~ 엄마가 주는데 안 받아?' 하고 오히려 섭섭한 마음이 들어..."
"철들었네"
"우리.. 장모님이나 어머님이 뭘 주시면 활짝 웃으면서 기다렸다는 듯이 받자구... 안 주면 달라고 해서 받자구...부모님들이 자식들에게 퍼주는 낙을 맘껏 누리도록 해 드리지구... 어짜피 우리도 나이 들면 그럴 거 아냐 ㅎㅎㅎ~" 2005.3.13 ⓒ최용우

댓글 '3'

최시영

2005.03.31 22:05:40

어른이 된다는 것, 깨닫는 다는 것,거듭난다는 것은
내 중심의 삶이 네 중심의 삶으로 바뀐다는 것입니다.
작은 자기에서 큰 자기로 나아가는 것 !
드디어 내 가족에서 인간 가족에 까지 이르르면
성현이 되는 것입니다.
잘 받는 것도 잘 주는 것이니 기쁘게 받으시도록....^^
안녕히...

소나기

2005.03.31 22:06:12

친정나들이를 가면 어머니는 숨겨두었던 것들을 꺼내어 듬뿍 싸주셨지요.
막내 동생이 그걸 보며 "엄마, 이쁜 도둑이 왔네. 다 가져가라 하세요." 하며 웃었답니다.
저도 이젠 결혼할 날이 멀지않은 딸을 둔 엄마 되어 보니 알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싸줄게 있을련지? ㅎㅎ

김성희

2005.03.31 22:06:37

"이 다음에 좋은이 밝은이 시집간 뒤에 당신도 이렇게 불러서 막 퍼 줄꺼야?"
ㅎㅎㅎ
그래서 내리사랑 이라 그러는가 봅니다.
마치 시냇물이 아래로 흐르듯~~!!
장모님의 막 퍼주시는 사랑에서 제 맘까지
행복 보퉁이 하나 얻었습니다^^*
밥퍼주는 어느 목사님이 떠오르기도 하구요
좋은이,밝은이,예쁘게 자라가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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