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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이에게 싸리꽃을 꺾어 주는 밝은이 ⓒ최용우
【느릿느릿 350】쑥 캐러 오세요
"사모님, 쑥 캐러 오세요"
아내가 대전에 사는 사모님에게 전화를 했더니 목사님과 함께 온 가족이 다 몰려왔습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밭을 질겅질겅 밟아대며 신나게 놀았고 사모님과 목사님은 양지쪽에 앉아 쑥을 캐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여기저기에 향기가 100리를 간다고 해서 백리향이라고도 부르는 싸리꽃이 만개를 하였습니다.
꽃을 꺾어달라는 준이의 말에 밝은이가 언덕에 기어올라가 싸리꽃을 꺾어다 줍니다.
마당에 상을 펴고 미나리, 취나물, 돈나물, 파무침,무슨..버섯(이름 까 먹었다),머위무침, 밭 가에서 방금 딴 나무두릅, 또..뭐가 있었더라?(까 먹었다) 그렇게 주변에서 따거나 캔 나물들로만 반찬을 만들어 저녁식사를 하였습니다. 정말 돈 주고 산 것은 아무것도 없네요. 그렇게 먹다가 에라 모르겠다... 양푼에 이것저것 나물 걷어 넣고 밥 퍼 넣고 비비니 그 맛이 가히 일품입니다.
"사모님 집이 조금만 가까왔으면 좋겠어요. 조금만 더 가까이 살아도 자주 이렇게 함께 저녁을 먹을텐데..." 대전에서 들어오기에는 조금 먼 거리라 사모님이 입버릇처럼 가까이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좋은 이웃을 불러 이렇게 함께하는 시간이 참 좋습니다.
돈 한 푼 들이지 않고도 이렇게 풍성하고 행복한 웰빙(?) 식탁을 차릴 수 있음은 시골에 사는 사람들만의 특권인것 같습니다. 2005.4.25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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