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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352】살아있는 밤
목요일마다 밤에 기도회를 마치고 왔던 분들 잘 가시라고 배웅하고 나면,
아내와 아이들도 서둘러 집안으로 들어가고 마당에 홀로 남을 때가 많습니다.
나무 아래 의자에 앉아 있으면 수천마리의 개구리들이 개굴개굴 지구가 떠나가라 우는 소리가 들리고(사실은 개구리는 몇 마리 만 울어도 되게 시끄럽다)
꼬롱꼬롱 개울물 흘러가는 소리가 들리고
휘파람새와 쪽쪽새가 삐쪽삐족 울고
밝은이가 가장 무서워하는 부엉이 소리도 들리고
멀리 산모퉁이 돌아 막차 들어오는 소리도 들리고
나무들이 몸을 비비며 간지럼타는 소리도 들립니다.
가만히 귀를 기울여보면 밤에 살아있는 것들의 소리가 가득합니다.
밤은 죽은 시간이 아닙니다. 밤은 오히려 더욱 활기차게 살아있습니다.
집안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온 밝은이가 아빠 옆에 딱 붙어 앉았습니다.
그리고는 다리를 내려뜨리고 발을 흔들흔들하며 장난을 칩니다.
그리고 달을 바라보며 참 좋다고 합니다. 좋아 좋아요...
하늘에 별이 초롱초롱, 어스름 달은 둥근 달무리 테를 두른 것이 내일은 날씨가 이마 벗어지게 더우려나 봅니다.
한가함, 느림, 그리고 뭔지는 모르지만 기다림... 기다림.... 2005.4.27 ⓒ최용우
댓글 '4'
한빛
아름답게 표현된 ...아름다운 밤입니다. 그리고...적당히 늦은시각에 ...어부동버스가 끊어지는것도 아름답습니다. 낯선땅으로 온지....몇달되었으나 ...아직도 적응이 잘 안되는 이유중의 하나는 아주 이른시각에 ...제맘대로 버스가 끊어진다는 것입니다. 며칠전에 ....성경공부가려고 집을 나선후에(사정상 교회승합차를 놓치고) 갈아타야 가는데...중간에 내려서 40-50분을 기다리다가 이상히 여겨서 안내판을 그때서야 읽어보니... 막차가 오후 5시20분 이라고 쓰여있는것이 보입니다. ...기가차서....그때의 허망함이라니....결국은 헛탕치고...돌아왔지요.한국에선 ....놓친버스는 기다리면 다시온다라고 하지만....그것도 정보가 정확할때입니다......일반적인 상식은 오류일뿐이고....정확한 정보가 아니면 ....기다린다고 다 오는게아니라는 진리를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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