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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사진은 고수가 아니면 제모습 그대로 찍기 힘듭니다.
【느릿느릿 364】안개낀 다리
1년에 두 번 민방위대원 비상소집이 있어 (하하 저 아직 민방위대원입니다.)
아침 일찍 차를 몰고 면소재지에 있는 집합 장소로 가는데 안개낀 길과 다리와 산과 호수가 신비롭고 환상적인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아침에 이 길을 달려볼 일이 지금까지 없었던지라 이 길이 이렇게 아름다운 길인지 몰랐습니다.
여름에는 환하지만 이른봄 아직 어둑어둑할 때 새벽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는 좋은이는 어쩌면 매일 아침 이런 환상적인 안개세상을 보며 다닐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회남대교의 안개 낀 모습은 영화의 한 장면 같네요. 대청호 호숫가라 안개가 많이 끼기는 하지만 이렇게 동터오는 아침의 안개는 뭔지 모를 신비로움과 함께 가슴 두근거리는 아련한 아쉬움 같은 것을 주는 것 같아요.
민방위소집 시간이 다 되어 급히 갔다가 끝나고 돌아오니 이미 해는 떴고 안개는 다 사라져버렸습니다. 신비로운 안개 휘장이 걷히고 세상은 변함 없는 일상으로 돌아와 있었습니다. 지금 내가 꿈을 꾼 건 아니지?
내일 아침에는 아내를 데리고가서 안개에 덮인 다리를 구경해야겠습니다. 아내가 순순히 따라나설지는 모르겠지만 2005.5.13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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