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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368】까치집
털갈이를 하는 강아지 앞으로 까치 한 마리가 얼쩡거리더니 빠진 털을 주워 물고 날아갑니다. 언젠가 동네 입구에 매어놓은 암소 등에 새가 한 마리 붙어 있어서 자세히 봤더니 까치가 소의 털을 입으로 뽑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소는 새의 부리가 등을 콕콕 찍어 주는 게 시원한지 기분 좋은 표정이었습니다.
까치는 이른봄에 작은 나뭇가지를 물어다가 집을 만들고 동물들의 털을 물어와 부드럽게 자리를 만듭니다. 그런데 언제나 보면 새집에는 새가 없습니다.
운동장의 벚나무 위 까치집도 비어 있고, 소나무에 까치집도 빈집이고, 집 뒤의 커다란 전나무 위의 까치집도 빈집이고 입구의 아카시아 나무 위에 집도 빈집입니다.
까치들이 집을 짓는 것은 알을 낳아 새끼를 기르기 위해서입니다. 알이 부화하고 새끼가 다 자라면 집을 버리고 나뭇가지 위에서 생활을 합니다. 그리고 다음해에 또 새로 집을 짓고 또 버립니다. 그래서 까치는 집에 대한 애착도 없고 소유욕도 없고 언제나 자유! 자유! 자유! 그 자체입니다.
요즘 사람이 사는 아파트 한 채 값이 수억씩 한다죠? 2005.5.18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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