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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409】시인의 고향
한 시인의 고향에 다녀왔습니다.
그 동안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이 땅에 살았던 위대한 천재시인을 모르고 살다가 1988년 해금되어 우리 앞에 함초롬히 모습을 드러낸 정지용 시인.
그의 몇 편의 시를 읽고 그만 그에게 푹 빠져버렸습니다. 수많은 시인이 그의 영향을 받고 시인이 되었다는데 정작 그의 시는 120여편에 지나지 않습니다. 또한 대부분 20대에 쓰여졌다니 요절한 시인 김소월과 같습니다.
가까운 옥천에 그의 생가가 있어서 새로 복원했다기에 다녀왔습니다.
한 젊은이가 살았던 옛집에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그의 싯귀를 읊고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의 시로 노래를 만들어서 부르고 어떤 화가는 그의 시로 그림을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축제를 열고...
한 가난한 시인의 집에는 그렇게 그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는데, 바로 그 옆에는 이 땅에서 가질 수 있는 최고의 권력과 권세를 가지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시인을 핍박했던 어떤 유명한 사람의 부인 생가는 다 허물어져서 흉가처럼 되어 있었습니다. 2005.7.17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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