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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버
【느릿느릿 422】산골예배당에는
어젯밤 내린 비로 온 세상이 막 목욕을 끝낸 여인처럼 깨끗하고 화사합니다.
작은 산골 교회 예배당 십자가탑에 아침 햇볕이 따뜻하게 걸려 있습니다.
늦은 아침에 혼자 조용히 기도하기 위해서 예배당에 갔습니다.
그런데 청설모 한 마리가 문 밖에서 예배당 안을 기웃거리다가 저를 보더니 후다닥 도망을 칩니다.
...기도하러 왔을까? 그렇게 도망치지 않아도 되는데...
며칠 전에 비가 많이 온 날은 지렁이 한 마리가 예배당 안에까지 들어와 휴지로 싸서 내다버렸습니다. 여름에는 뛰어들어오는 개구리들을 주워내느라 정신없더니...
어제 밤에는 밤기도하는 옆에서 귀뚜라미가 어찌나 시끄럽게 귀뚤거리던지 귀뚜라미보다 더 큰소리로 왕왕왕 기도를 했더니 귀뚜라미가 깜짝 놀라서 소리를 딱 멈추는 것었습니다.
산골 예배당에는 사람뿐 아니라 벌레나 짐승들도 기도하러 옵니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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