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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이와 아이스크림 (사진:최용우)
【느릿느릿 423】얼음 보숭이
늦더위에 은근히 이마에 땀이 보송보송 나고 온 몸이 끈적끈적 하네요..
이런 날은 얼음보숭이(북한말) 하나 와삭 깨물면 잠시나마 더위가 가시죠.
하지만 지금은 꾸욱 참아야 하는 시간입니다. 방금 전에 밝은이가 엄마한테 아이스크림 사달라고 했다가 한바탕 야단을 맞았거든요.
"어째 너는 아이스크림을 하루라도 안 먹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냐? 워째 날마다 하루도 안 빼먹고 아이스크림을 사달라고 졸르냐 응? 좋은아! 이리와 봐. 너 표하나 만들어라. 아이스크림, 과자 하루라도 안 먹는 날 있는지 없는지 표를 만들어서 한번 날마다 적어보자"
시무룩해진 밝은이를 살짝 불러내어 함께 세현이네 가게에 갑니다.
으흐~ 이 시원하고 달콤하고 혀끝에 녹아드는 이 짜릿하고 차거운 맛!
누구랑 첫 입맞춤할 때 그 입술맛 가터~ ^^ 밝은이랑 열심히 얼음보숭이 하나씩 먹고 입 싹 씻어버리려다가, 그냥 두 개 더 사가지고 내려갑니다.
"와~ 아이스크림이다!!!"
"오메~ 아까 야단칠 때는 언제고 왜 이리 반길까?"
"아까 한 말은 엄마로서 당연히 해야하는 의무 맨트지요~" 2005.8.13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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