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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버)
【느릿느릿 435 】먼지 명상
컴퓨터가 고장나서 껍데기를 벗기니, 으아아아아... 컴퓨터의 팬이 빨아들인 먼지가 컴퓨터 안 구석구석에 가득 끼어있습니다. (물 청소를 확 해 버릴까?)
아마도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장 작은 물체가 '먼지'가 아닐까요? 화창한 날 햇빛에 미세하게 반짝거리며 공기보다 가벼운 느낌으로 허공을 떠다니는 먼지를 누구나 다 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먼지에도 무게가 있습니다. 서두르지만 않을 뿐, 언젠가는 먼지에도 중력이 작용하여 그 무게 때문에 내려앉아 쌓이지요.
먼지는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습니다. 평상시에 먼지를 의식하면서 사는 사람은 별로 없으니까요.
먼지 중에 서로 똑같은 모양의 먼지는 없습니다. 모두다 그 모양과 크기와 무게가 다 다릅니다. 먼지는 바람을 역류하지도 않습니다. 태풍이 불면 태풍에, 사람이 입으로 불면 그 입김에, 컴퓨터의 팬이 잡아당기면 당기는 대로 몸을 맡길 뿐입니다.
그래서 어떤 유명한 고승이 도를 닦기 위에 벽을 보고 앉아 있다가 어느 날 드디어 도통했다며 일어나면서 하신 말씀이 '먼지는 오직 여여할 뿐이라' 라고 알쏭달쏭한 말을 했다던가요!
어쨋든 먼지를 보고도 저는 할 말이 있습니다. 2005.9.2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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