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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440】추석 준비
추석이 며칠 안 남았습니다. 아내가 추석 준비를 합니다.
먼저 시댁에 갔다가 친정에 가는데 양쪽에서 만날 식구들의 이름을 들먹이며 무슨 선물을 할 지 고민을 합니다. 어머님을 위한 선물로 몸빼를 사고, 아이들을 위한 선물로 펜티 티셔츠를 하나씩 사서 돌돌 말아 포장을 합니다.
돈으로 치면 얼마 안 되지만 마음이 중요하다며 일일이 챙깁니다.
홈마트에 갔더니 비누세트, 참치세트 같은 선물상자를 산더미처럼 쌓아 놓았습니다.
"나도 저런 거 받고 싶다..."
이전에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는 명절 때 받은 비누, 치약 선물 상자를 쌓아 놓고 다음 명절 때까지 썼는데 산골짜기로 이사 온 후로는 받고 싶은 부러운 선물이 되어 버렸습니다.
"아! 00교회 전도사님 선물은 어떻게 할까?... 올해는..."
그렇게 말하며 갈등하는 아내를 위한 선물로 지갑 속에 있는 돈을 다 털어 모양이 제일 예쁘고 그럴듯한 전통 건강 차 선물세트(13,800원짜리)하나를 샀습니다. 이걸 사면 아내보다도 내가 더 많이 먹을 것이라는 모종의 음모를 숨긴 채...^^
그렇게 없는 돈을 쪼개서 다른 사람들 선물을 챙기다 보니 맨 마지막에 '남편'선물만 없었습니다.
"괜찮아... 나 같은 사람 고려장 안시키고 당신이 데리고 살아주는 것만으로도 나에겐 큰 추석 선물이야"
집에 돌아와 홈페이지를 여니 어떤 분이 사고 싶었던 3만원짜리 책을 선물로 보내 주신다네요. 와... 나에게는 최고의 추석 선물이다. 2005.9.14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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