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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460】밤과 상수리
일부러 밤나무를 털지 않아도 조금만 길을 나서면 여기저기에 때깔 좋은 알밤이 수북히 떨어져 있습니다. 사람들이 손을 대 개량한 밤은 크기는 하지만 맛은 별로 없습니다. 산에서 자라는 산밤은 알은 작지만 훨씬 달고 맛이 납니다.
며칠 전에도 밤이 먹고 싶어 집 앞 산 언덕에 올라가 한 바구니 주어와서 쪄 먹었습니다.
밝은이가 교회 갔다 오면서 상수리를 한 봉지 따와 가지고 놉니다. 아이들이 시골에 살면서 누리는 자연의 은총 중 한 가지는 계절마다 열리는 열매나 과일을 맘껏 따먹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상수리를 따면서 옷에 갈고리가 달린 도깨비풀을 잔뜩 붙여 왔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옷도둑놈이라고 불렀었는데, 식물도감을 찾아보니 '도깨비풀' 이라는 이름이 있었습니다.
도깨비풀을 떼어 밖에 내버립니다. 밝은이를 따라온 도깨비풀은 성공적으로(?)종족 보전을 위한 이동을 한 셈입니다. 2005.10.10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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