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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집일기 2】까치 미워
옛날 사람들은 감을 딸 때 다 따지 않고 몇 개씩 남겨 두어 눈이 오는 겨울에 먹을 것이 없는 까치들이 먹도록 했습니다. 그것을 '까치밥'이라 했고, 까치밥이 있는 마을이 그렇게 평화로워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새로 이사 온 우리 집 마당에 감나무가 두 그루 있습니다. 빠알갛게 잘 익은 감과 황토집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 같습니다.
아...그런데... 어쩌라고... 요즘 까치들은 너무 무서워... 요즘 까치들은 마치 폭격기 같습니다. 까치들이 한 번 휩쓸고 지나기면 감나무에 감이 남아나질 않습니다.
까치가 울면 손님이 온다는 말은 옛날 착한 까치들 이야기이고, 요즘엔 까치가 울면 또 뭐가 없어질 지 걱정부터 앞섭니다.
그리하여 감을 까치들에게 빼앗기기 전에 내일은 따려고 합니다. 까치밥이 있는 풍경은 이제 사진 속에서나 존재하는 풍경이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2005.11.10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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