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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집일기 11】제자리
좋은이가 진흙으로 만들어 예쁘게 색을 입힌 작품(?)이 굴러다니기에
‘화장실’ 문에 붙여 알림 표시판으로 썼었습니다.
이사를 하면서 떼어 왔었는데, 어디에 숨어 있다가 며칠만에 나와서 다시 화장실 문에 걸어 놓았습니다. 이사하는 것이 힘든 이유는 옮긴 물건들의 ‘제자리’를 찾아주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무엇이든 ‘자기 자리’에 있을 때 보기에 좋은 법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눈이 손가락 끝에 있거나, 배꼽 옆에 있거나 어디 땅바닥에 떨어져 있다면... 아마도 그 눈을 보는 사람들은 놀라서 자빠져 버리고 말걸요. 눈은 얼굴 가운데 제 자리에 있어야 안 무섭듯이 뭐든 자기 자리에 있어야 자연스럽고 편합니다. 2005.11.26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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