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흙집일기 24】따뜻한 마음으로 살자
눈이 많이 내리는 날 대전의 어느 교회 청년들이 우리 집에서 하룻밤 묵었습니다. 창 밖으로는 흰 눈이 펑펑 내리고 벽난로에서는 장작불이 활활 타는 가운데 밤새도록 함께 기도하고 찬양하고 교제를 나누는 따듯한 분위기였습니다.
저에게 한 마디 얘기를 할 기회를 주어서
“제가 천국은 무엇이고, 지옥은 무엇인지 한마디로 쉽게 가르쳐 드리겠습니다.”하고 말했습니다. 청년들의 눈과 귀가 제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 주목하였습니다.
“한 마디로 기분 좋은 곳은 천국이고, 기분 나쁜 곳은 지옥입니다.”
와 하하하하... 별 싱거운 뜻밖의 말에 모두들 크게 웃었습니다.
기분(氣分)은 마음에 생기는 유쾌․불쾌․우울 따위의 주관적이고 단순한 감정 상태라고 국어사전에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기분’이 있는 곳은 ‘마음’이고, 그 마음에서 어떤 기(氣)가 나와 한 장소의 분위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렇게 사람들 마음속에서 나온 기운을 서로 나누어 가지는 것을 기분(氣分)이라고 합니다. 기분이 좋다는 것은 잘 나누었다는 뜻이고 기분이 나쁘다는 것은 잘 나누지 못했다는 뜻이지요.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어둡고 우울하고 춥고 아픈 것을 싫어합니다. 그러한 기운을 내는 사람들에게는 가까이 다가가기가 망설여집니다. 한 마디로 그러한 기운을 나누고 싶지 않으니 기분 나쁜 지옥이지요.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밝고 따뜻하고 자유롭고 행복한 것을 좋아합니다. 그러한 따뜻한 기운을 내는 사람에게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호감을 느끼게 되어 있습니다. 한마디로 기를 나누고 싶으니 기분이 좋아 천국이지요.
구질구질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환경이 힘들수록 생각을 밝게 하고 웃고 떠들고 까불면서 유쾌하게 큰소리를 치세요. 그러면 저절로 용기가 생기고 희망이 생기고 자신감이 생겨요. 분위기가 좋아지고 됩니다. 일이 저절로 풀립니다. 2005.12.20 ⓒ최용우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