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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집일기 31】흰 눈 오는 날
창 밖으로 흰눈이 펑펑 내립니다. 이렇게 창 밖으로 내리는 눈을 바라볼 수 있는 집에서 살게 되어 행복합니다.
하염없이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앉아 있었습니다.
아내가 따끈하게 차 한잔을 끓여 들고 와서는 아예 옆에 앉습니다.
눈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오순도순 하고 있었더니 저와 아내 사이에 얼굴 하나가 쏙 끼어 들어옵니다.
방에서 책을 읽고 있던 밝은이가 엄마, 아빠가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못견디고 끼어든 것입니다.
셋이서 어린 시절 재미있게 썰매를 탄 이야기를 하면서 깔깔대고 있는데 또 하나의 얼굴이 엄마 아빠 사이로 고개를 내밉니다.
컴퓨터를 하고 있던 좋은이가 어느새 방에서 나와 끼어든 것입니다.
그렇게 하자고 약속한 것도 아닌데 어느새 넷이서 나란히 앉아 창 밖으로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하얀 눈꽃 같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2005.12.31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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