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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집앞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눈 (사진:최용우)
【흙집일기 34】시골에 다녀왔습니다.
“용우야. 어찌꺼나... 우리 집이 짜그라져불었시야”
어머님의 다급한 전화를 받고 바로 다음날 혼자 사시는 고향 어머님집에 다녀왔습니다. 호남지방에 내린 폭설로 쌓인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그만 지붕이 내려앉은 것입니다. 면사무소에 자연재해 신고를 해서 날이 풀리면 바로 복구를 해준다고 합니다. 큰 사고가 아니어서 천만 다행입니다.
동내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얼마나 눈이 많이 왔었는지 골목마다 치우지 못한 눈이 아직도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습니다.
혼자 사시는 것만 가지고도 등이 시린데, 작은 집안에 윗풍은 왜 그리도 시베리아 북풍한설처럼 쌩쌩거리는지. 안방 아랫묵에 전기 매트 하나 깔아놓고 두툼한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쓰고 긴긴 겨울밤을 나시는 우리 어머니.
괜히 생각만 해도 코끝이 시큰거려 얼른 시내 나가 비닐을 사 왔습니다. 그리고 바람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창문마다 두 겹으로 두껍게 씌워놓고 올라왔습니다 2006.1.4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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