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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집일기 42】담배귀신
요즘 저는 담배귀신하고 싸우고 있습니다. (물론 제가 이미 이긴 싸움이지만요) 저는 담배를 안 피우기 때문인지, 아니면 코가 예민한 것인지 담배냄새에 무척이나 민감합니다. 3일전에 누군가 담배를 피우고 간 냄새까지 코에 그 연기냄새가 느껴집니다. 어쨌든 이유 불문하고 무조건 담배는 싫습니다.
집 주변에 담배꽁초가 널려져 있어서 집개로 주우며 계속해서 담배귀신을 대적하고, 담배 피는 사람은 이곳에 얼씬도 못하도록 기도를 했습니다. 명색이 기독교목회자쉼터인데 담배 냄새가 나서야 되겠습니까!
꿈을 꾸었는데 어떤 사람이 담배를 꼬나물고 룰루랄라 노래를 부르며 우리집 안으로 성큼성큼 들어왔습니다. 저는 두말하지 않고 당장에 내쫒아버렸습니다. “이곳은 앞으로 기독교목회자숨터로 사용될 곳이니 이제 당신은 이곳에 오면 안돼. 가!” 그리고 한동안 담배 피는 사람이 오지 않아서 다 끝난 줄 알았거든요. 아, 그게 방심한 거였습니다.
어느 날 아침에 사무실에 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세상에 사무실이 무슨 오소리굴처럼 담배연기로 자욱한 것이었습니다. 여고생들을 데리고 수련회를 온 모 고등학교 선생님이 사무실에 붙은 화장실에 앉아서 담배연기를 엄청나게 뿜어놓은 것입니다. 이런 뿱~!
하루종일 창문과 문을 열어서 환기를 시키고 귤껍데기를 널어놓고 했는데도 지금 3일이 지났는데도 냄새가 안 빠지고 있습니다.
음... 지독한 담배귀신... 지금 나랑 한번 붙어 보겠다는거냐? 2006.1.18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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