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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집일기 46】고마운 마음
드디어 아내가 홀로(남편 없이) 운전을 하여 친정에 갔습니다. 그 동안은 제가 옆에 앉아서 운전하는 것을 봐 줬었는데, 아내가 ‘굳은’ 결심을 하고 운전대를 꽉! 잡은 것입니다. 어짜피 운전면허증을 땄으면 혼자 운전해야 하는 법!
그렇게 아내가 아이들과 함께 친정에 갔습니다. 하룻밤 자고 온답니다.
라면 하나를 끓여 놓고 냉장고 문을 열었더니 김치가 예쁘게 잘려 가지런한 모습으로 김치통에 담겨 있었습니다. 아내가 없으면 밥 한끼도 해결 못하고 쫄쫄 굶고 앉아 있는 간이 부어 오를 대로 부어오른 남편을 긍휼히 여기사 자비를 베풀어 남편이 그냥 꺼내어 먹으면 되도록 해놓고 간 것입니다.
잘 익은 김치포기와 먹기 좋게 잘린 김치의 크기에서 정갈하고 따스한 아내의 마음이 전달되어 제 마음도 따뜻해졌습니다.
참 좋은 장면 하나 마음에 담으면서 ‘눈 뜨면 보이는 것 모두가 하나님이 함께 한 사랑의 선물이다.’ 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그렇습니다. ‘눈 뜨면’ 여기 저기에 나를 위한 사랑의 배려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고, 고마운 마음을 가득 가득 마음에 담게 됩니다. 2006.1.25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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