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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집일기 81】나의 점수
어떤 목사님이 신학대학 교수를 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치실 때 있었던 일이었다고 하지요.
“저는 여러분들에 대해 겉으로 보여지는 표면적인 방법으로 밖에 평가를 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정직한 평가라고 볼 수 없지요. 속 마음 보다는 처세술이 뛰어난 사람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자기 자신이 가장 정직하게 잘 아는 법입니다. 그래서 이번 시험의 점수는 여러분 스스로 자신을 평가하여 받고 싶은 점수를 정직하게 적어서 내십시오.”
그래서 학생들이 적어 낸 그대로 더하지도 않고 빼지도 않고 학점을 주었다고 하지요.
그렇습니다. 어떤 학생은 정말 적은 대로 점수를 주실까? 반신반의한 학생도 있었을 것이고, 내심 고민하며 낮은 점수를 적은 학생은 별 고민 없이 높은 점수를 써내서 그대로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을 보며 씁쓸한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바깥에 잔뜩 드러난 더러움은 사실은 내 마음 안에 있는 더러움에 비하면 깨끗한 것인지도 모르지요. 만약 제가 저의 점수를 적는다고 하면.... 참으로 오랫동안 고민을 할 것 같습니다. 2006.3.28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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