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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집일기 87】칠갑산 산마루에
콩밭 매는 아낙네야 베 적삼이 흠뻑 젖는다
무슨 설움 그리 많아 포기마다 눈물 심누나
홀어머니 두고 시집가던 날
칠갑산 산마루에 울어주던 산새소리만 어린 가슴속을 태웠소
주병선이라는 가수가 부른 '칠갑산' 노래로 먼저 알려진 '칠갑산'에 올랐습니다.
집에서 9시에 출발하여 10시에 한티고개 터널 지나면 나오는 칠갑산 주차장에 도착하여 차를 주차하였습니다.
한티고개(大峙:대치) 콩밭매는 아낙네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정상을 향하여 올라가 12시쯤 산 정상에서 점심을 먹고 장곡사 쪽으로 부지런히 하산하여 1시35분에 출발하는 순환버스를 타고 차가 있는 한티고개로 돌아오려 하였으나 딱 5분! 정말 딱 5분 늦어 버스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약 6키로미터를 3시간만에 걸었으니 무척 빨리 걸은 셈입니다. 자가용을 가지고 등산을 가면 다 편한데 한가지 불편한 점은 반드시 차를 주차시켜놓은 곳으로 되돌아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칠갑산도 한티고개에서 올라가 정상을 정복하고 장곡사 방향으로 내려오는 코스가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코스인데, 문제는 장곡사에서 한티고개까지 가는 버스가 하루에 3차례 있을 뿐이니 버스 시간을 잘 계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쨌든, 우선 나무 그늘에 앉아 아이스크림 한 개씩 쪽쪽 빨고 나서 잠시 생각해 보니,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제게는 비장의 무기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기도!
아내와 아이들은 곤란한 일이 생기면 꼭 남편, 아빠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어떻게든 해보라고 닥달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뭐, 어떻게든 해보지 머...
"하나님! 빈 택시 한 대 보내주십시오. 가능하면 좀 싸게 갈 수 있도록 어쩌고 저쩌고..." 기도를 한 후 정확히 10분만에 택시 한대가 나타나는 것이었습니다.
밥 먹다가 버스를 놓친 또 다른 한 커플과 함께 합승하여 차비 5천원 내고 차가 있는 칠갑주차장까지 왔습니다. ^^ 2006.4.8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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