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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집일기 92】빨간 장화의 비밀
아이들이 학교에 간 후에 외출할 일이 생기면 현관문을 열어 놓고 가기가 뭐해서 열쇠를 현관문 옆 신발장에 있는 아내의 빨간 장화 속에 넣어놓고 갑니다.
그러면 아이들이 엄마아빠보다 먼저 집에 올 경우 빨간 장화 속에서 열쇠를 꺼내 문을 열고 집에 들어갑니다.
우리 가족들은 그것을 ‘빨간 장화의 비밀’이라고 부릅니다.
“밝은아! 알았지? 엄마아빠 외출하면 ‘빨간 장화의 비밀’이야 응”
“예. 알겠어요. 쉿! 빨간 장화의 비밀...”
아이들에게는 우리끼리만 공유하는 비밀이 있다는 것이 그렇게 재미있나 봅니다. 사실은 밝은이는 ‘스파이’입니다. 벌써 반 친구들에게 ‘빨간 장화의 비밀’을 자랑스럽게 다 말해버렸지요.
앗! 그러고 보니 저도 스파이네요. 이렇게 전국적으로 우리집 1급 비밀을 누설해 버리다니... 2006.4.16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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