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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집일기 112】뜻 깊은 생일선물
해마다 붉은 장미꽃이 흐트러지게 피면 소쩍새가 울고 내 생일이 돌아왔었는데, 올해는 윤달이 들어있어서 꽃이 피기도 전에 제 생일이 되었습니다.
아내가 5월 달력을 만들면서 원래는 5월 15일 월요일이 생일인데, 그 위8일 월요일에 큰 동그라미를 치고 생일이라고 잘 못 적어놓는 바람에 좋은이와 밝은이는 이미 지난주 월요일에 아빠 생일 선물을 준비했었답니다.
1주일에 1천원씩 용돈을 받는 밝은이가 무려 3천원을 모아서 아빠 선물이라고 반짝반짝 빛이 나는 순금 왕관을 사 와 씌워주는 것이었습니다.
하하 저는 갑자기 왕관을 쓴 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왕관에서 무슨 냄새가 나서 자세히 살펴보니 그것은 방향제였습니다. 밝은이는 방향제인 것을 알고 왕관을 산 것이 아니라, 아빠의 머리에 왕관을 씌워서 왕을 만들어야 한다는 오직 한가지 마음으로 산 것이었습니다. 기특한 녀석...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밝은이의 왕관으로 인하여 저는 어떤 기도의 응답을 받았거든요.(나주에 자세히 이야기해 드릴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용케도 생일을 기억하신 장모님께서 큰사위 생일에 한 턱 크게 쏘셔서 처가 식구들이 모두 소문난 쌈밥집에 가서 맛있게 저녁을 먹었답니다.^^
2006.5.15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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