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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포리일기 19】슬픈 계란 후라이 꽃
아내가 친정에 다녀오더니 친정동네 입구에 루드베키아를 잔뜩 심어놓아 꽃이 만발한 모습이 환상적이었다고 합니다.
저는 산림박물관에 꽃잔디가 융단처럼 펼쳐진 모습을 사진 찍어 왔습니다. 가을에 코스모스, 구절초가 만발한 모습은 장관입니다. 유채꽃, 메밀꽃, 기생화... 무슨 꽃이든 꽃이 군락을 이루어 피어 있으면 볼만합니다.
아, 그런데 아무리 많이 모여 있어도 표시가 나지 않는 꽃이 있으니 그 이름은 개망초꽃!
그러나 개망초꽃은 눈치코치 없이 아무 데서나 피는 게 아니라 개망초꽃은 사람의 눈길이 닿아야 피는 특이한 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눈길한번 주지 않는 슬픈 꽃!
원봉교회 가는 길가에 만발한 개망초꽃을 보고 아이들이 ‘계란후라이 꽃’이 많이 피었다고 합니다. 개망초꽃의 또 다른 이름이 진짜로 ‘계란후라이꽃’이기도 합니다.
아까는 무심코 그 길을 지나쳤었는데, 아이들은 꽃을 보는 눈이 있네요. 아이들이 후라이꽃이라 불러 주니 그 꽃을 다시 한번 관심있게 보게 됩니다. 과연 어느 시인의 말대로 ‘꽃은 그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꽃이 아니네요. 2006.6.28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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