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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포리일기 28】혹 달린 할머니
텔레비전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프로에 신경섬유종증으로 온 몸에 혹이 주렁주렁 달린 할머니가 나왔습니다.
왠지 거동이 불편해 보이시는 할머니의 출근길, 왼발 끝에 수박만한 종양이 달려 있었습니다. 항상 착용하는 파란색 슬리퍼 그것 또한 왼발에는 맞지도 않아 항상 혹이 쪼개지는 아픔을 견뎌야 하신다는, 단 3000원짜리 신발이라도 한번 제대로 신어보는 게 소원이라는 할머니 ᅲᅲ.
“입에 풀칠이라도 해야되니깐” 어쩔 수 없이 이 청소 일이라도 해야 먹고산다는 할머니의 말에 마음이 아립니다. 텔레비전을 보면서 두 가지를 생각하였습니다.
한가지 생각은 저 정도의 장애라면 정부에서 주는 ‘장애인 수당’과 ‘생활보호 대상자’로 보조를 받으면 일을 하지 않고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그런데 ‘어디 돈 나올 구멍이 있이야지. 그래서 안 굶어 죽으려면 입에 풀칠이라도 하려면 일을 해야혀’ 하고 말하는 것으로 보아 그런 보조가 없는 것이 분명합니다.
또 한가지 생각은 만약 저 할머니가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교회에 찾아오면 교회에서 는 저 흉한 모습을 보고도 그리스도 안의 한 자매로 여겨 받아줄 수 있을까? 아마도 세련되고 큰 교회일수록 어림없지 싶었습니다.
소외되고 약한자를 찾으시는 예수님처럼 만약 주변에 예수님의 마음을 가진 목회자가 있다면 저 할머니 같은 분들 찾아내어 모르고 못 받는 정부의 보조혜택도 다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영혼도 구원해야 합니다. (모르지요 뭐, 이미 그런 분이 계신지도. 텔레비전은 그런 종교적인 부분은 안보여 주니까요)
목회를 하려면 맥가이버 같은 만능이 되어야 합니다. 시골 사람들은 잘 모르기 때문에 당연히 받아야 될 혜택도 못 받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도시 목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려운 사람들 누가 챙겨 줍니까? 챙겨주는 사람 없습니다. 돈으로 도와 주라는 말이 아니라 당연히 찾아 먹을 권리를 찾아주라는 말이지요. 목회자는 이것저것 다방면으로 다 알아서 저런 사람들 찾아내어 도와 주어야 합니다. 아니면 저렇게 병 든 사람 몸에 손을 대면 척척 낫게 하는 신유의 은사가 있어서 뭐, 다 고쳐 버리든지요. 만약 제가 목회를 하면 시골에서 할 것인데, 목회 하면서 ‘동네이장’을 같이 할 것입니다. 그래서 동네에 저런 사람들 모두 찾아내 당연히 받을 혜택 다 받도록 할 것입니다.
혹 달린 할머니를 보면서 왜 자꾸 목회자들의 얼굴이 그 할머니의 얼굴과 겹치는지 모르겠습니다. 2006.7.10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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