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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와 입병

주광 목사............... 조회 수 1872 추천 수 0 2011.01.29 12:4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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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舌禍)란? 말을 잘못해서 당하는 화를 말합니다. 목회자는 말하는 직업입니다. 참 말을 많이 합니다.
공식적으로 일주일에 11번의 설교를 해야 합니다. 비공식적인 설교도 있습니다. 상담, 권면, 전도 등 끊임없이 말을 해야 합니다.
말이란?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더 많습니다. 예를 들어, 어느 분이 낙심 가운데 있을 때에 가서 권면을 하는 중 9가지 은혜로운 말을 하고, 실수로 1가지 은혜롭지 못한 말을 했다면 1가지만 기억합니다. 그러므로 은혜로운 말만 하려고 작정하고, 작심해도 은혜로운 말만 하고, 상대방의 입맛에 철석들어 맞는 말만은 할 수 없는 것이 또한 현실입니다. 자기 마음에 맞지 않는 말을 하면, 자기 자존심을 조금만 건드리는 말을 하면 끝장나는 것입니다. 과거에 아무리 100번 은혜를 베풀었어도 안면몰수하고 돌변합니다.
요즘 깊이 생각하지 않고 말을 하여 계속 설화를 당하고 있습니다. 목회자는 무슨 비난을 하든지 들어야지 변명을 할 수도 없고, 따질 수도 없습니다. 그것을 속으로 품고 삭여야 하니 속병이 다 생깁니다.

어느 노목사 부부가 심방을 하다 힘들어 정자나무 밑에서 쉬는데 정자나무 속이 다 썩은 것을 보고 “야, 너는 목사도 아닌데 왜 속이 다 썩었노?”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난 토요일에는 추운 날도 아닌데 몸이 갑자기 한기가 와서 부들부들 떨려 주일 새벽기도회도 못나갔습니다.
그후 괜찮을 줄 알았는데 입술이 터지고, 혀가 터지고, 전체 이가 뜨는 것 같이 아파 양치질하기가 여간 고통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왜 갑자기 입주위가 온통 아플까? 생각하는 중에 이것이 설화로 인한 입병이로구나 하는 마음이 듭니다. 다른 목사님들은 얼굴만 봐도 은혜가 철철 넘치는데, 지금 제 몰골은 형편이 없고, 입술이 터지고 난리 속입니다. 그런데 이번 주간부터 심방이 시작되었으니 ----,
저는 어려서부터 가졌던 시들지 않은 꿈은 서예하는 것이었습니다. 서예는 참 좋습니다. 설화를 당하지 않으니, 마음이 안정되고 하나가 될 때에 붓을 잡게 되고, 서예를 하다가 잘못되면 다시 쓰면 되니 참 좋습니다. 그러나 설교는 그렇지 않습니다. 정해진 시간이 있으니 별일이 있어도 해야 합니다. 마음이 괴로워도 웃고 설교를 해야 합니다. 또 한번 말을 잘못하면 어떻게 수습할 길이 없습니다.

하고 싶을 때에 할 수 있는 서예,
생각하면서 할 수 있는 서예,
잘못하면 고쳐서 할 수 있는 서예,

서예가 그립습니다 !!      (2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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