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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포리일기 42】어른들은 신 안나는 물놀이
장마 끝나자 마자 푹푹찌는 폭염의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그저 몸 안 움직이고 가만히 있는 것이 좋겠다 싶어 숨죽이고 있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조치원 에벤에설교회 오복순 사모님 너무 더워 못 참고 가까운 고복저수지에 가서 라면 끓여 점심 먹자 하십니다.
얼른 준비해서 지도보고 찾아간 저수지에서는 수영을 할 수 없었고, (물고기 잡아 매운탕 끓여먹겠다고 가지고 간 빈 통은 어쩌라고...) 바로 위에 수영장이 있어서 사람들이 바글바글하였습니다. 그런데 아이들만 수영장 안에 들어갈 수 있고 어른들은 입장금지네요. ᅲᅲ
우선 나무 그늘에서 라면 끓여 먹었습니다. 햇볕 쨍쨍 기온 30도에 김 펄펄나는 라면 온도 100도 합쳐 내 몸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130도! 거기에다 마누라가 아이들 주게 핫(hot)도그까지 사 오라 명령을 합니다.
머리에서 열이 나 정신이 가물가물한데... '저이는 뭘 사오라 하면 그걸 기억 못해서 다 잊어 먹고 와요' 어쩌구저쩌구 하는 소리를 아스라이 들으며 그 말이 참말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기어코 가서 틀림없는 핫도그를 사 왔습니다. 핫도그 맞지? 맞나?
시원한 물 속에서 텀벙거리며 나올 생각을 안 하는 아이들을 울타리 밖에서 바라보다가 에잇 못참겠다... 수영장 안으로 들어가 발만 담궜는데도 여기저기서 전기가 찌지직 찌지직 날아오는 것 같아 얼른 나왔습니다. 아니 왜 어른들은 못 들어가게 하는 거야?
의자에 앉아 있는데 머리가 어질어질 정신이 멍 입은 헤- 이러다가 쓰러질 것 같아 수영장 안에 있는 밝은이를 건져내어 무조건 차에 싣고 집으로 돌아와 시원하게 샤워를 하면서 머리의 열을 식혔습니다. 오~ 이게 좋다. 끝 2006.8.3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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