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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포리일기 43】날마다 한 걸음씩
나의 고향인 전라도 장성 첩첩 산중 골짜기 마을 입구에 언제부터인가 주전자 모양의 집 한 채가 들어섰습니다.
조각을 전공한 한 젊은이가 땅을 사서 조각공원을 만들기 위해 조금씩 조금씩 공간을 다듬어가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거의 5년 만에 내부공사를 마치고 ‘에느로겔’이라는 찻집을 봄부터 열었다 합니다.
에느로겔은 사무엘하17:17절에 나오는 지명인데 ‘나그네들의 쉼터’라는 뜻이고 요나단과 아히마아스가 압살롬을 피하여 숨었던 동네입니다.
쇠붙이들을 이어 붙이고 옛날 쓰던 물건들을 적절히 배치하여 마치 우주선 내부처럼 꾸며 놓았고 둥그런 창문을 통해 내다보이는 하늘과 산과 들판이 정말 하늘을 날으면서 내다보는 것 같았습니다.
오지중의 오지였던 고향 마을에 좋은 문화공간이 생겨서 참 기분이 좋습니다. 아직도 외부에 도자기 타일을 붙이고 주변을 조경 하는 일이 남았지만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작품을 만들거라 합니다.
하나님의 복음을 조각을 통해서 전한다는 큰 뜻을 정하고 그 뜻을 이루기 위해 더디지만 멈추지 않고 앞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작품을 감상하며 조용히 차를 한잔 마시고 왔습니다. 2006.8.1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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