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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포리일기 46】내 친구가 갔대요
이 다음에 제가 유명한 사람이 되어서 텔레비전 ‘TV는 사랑을 싣고’ 에 나간다면 꼭 찾을 사람이 한 사람 있습니다.
중학교 때까지 정말 친하게 지냈던 친구인데, 저는 부산으로 그 친구는 담양으로 각각 고등학교를 가는 바람에 헤어졌습니다. 그 후 15년쯤 지난 어느 토요일 밤에 술 냄새가 약간 나는 초췌한 모습으로 그 친구가 물어물어 나를 찾아왔습니다. 마침 청년회 모임이 있어서 교회에 가려던 참에 연락도 없이 찾아 온 친구를 끌고 우선 교회로 갔습니다. 친구를 예배당의 한 구석에 앉혀놓고 청년회예배에서부터 시작하여 2부순서 까지 다 마치고 나니 친구가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청년회장이라 예배인도를 해야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오랜만에 찾아온 친구와 이야기도 못하고 헤어진 것입니다.
그리고 또 15년이 흘러갔습니다. 여름휴가로 고향에 갔다가 어머님께 그 친구가 4년 전에 교통사고로 멀리 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나랑 가장 친한 용우 얼굴 한번도 못보고 간다”고 울면서 갔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의 유년시절의 추억 속에 그가 빠진 장면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다정했던 친구가 간지 4년이나 지났다는데도 나는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다니... 나같이 무심한 놈이 또 있을까.
이 다음에 유명한 사람이 되어서 텔레비전 ‘TV는 사랑을 싣고’ 에 나간다면 이제 누구를 찾을꼬. 2006.8.6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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