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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포리일기 55】땅값
사랑하는 즐거운교회 식구들과 함께 대둔산 남쪽 운주면에 있는 천등산 ‘옥배’골 골짜기에 가서 물놀이를 하고 왔습니다.
이 깊은 산속 계곡을 어찌 알고 그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는지 모르겠습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차들의 행렬... 어쨌든 우리는 미리 예약한 자리로 찾아가 짐을 풀고 아이들은 물 속에 뛰어 들어가 풍덩거렸습니다.
“근데, 여기는 땅이 평당 얼마나 할까?”
돌아보니 이마가 벗어지고 배가 볼록 나온 어느 중년의 할아버지가 반바지만 입고 평상에 반쯤 누워서 옆 사람에게 하는 말이었습니다.
참, 기가 막히더군요. 이런 깊은 골짜기까지 와서 땅값타령이라니...
만약 누군가가 이 아름다운 곳을 평당 얼마씩 주고 사서 이제 ‘내 땅’이니 아무도 못 들어온다 하고 울타리를 친다면 어떻게 될까요?
땅을 사고 파는 것은 사람들 밖에 없습니다. 인간보다 먼저 그 땅의 주인이 되어서 오래도록 자자손손 살아오는 풀이며 꽃이며 칡넝쿨이며 민들레랑 매뚜기, 개구리, 땅강아지... 이런 자연들은 절대로 땅을 사고 팔지 않습니다.
그런데 땅값이라는 게 언제부터 있었을까요? 그게 참 궁금합니다. 하나님의 땅을 가지고 뻔뻔스럽게 ‘여기는 내 땅’이라며 맨 처음 금을 그어 들풀이나 메뚜기나 돌멩이들로부터 땅을 빼앗아 불법 무단점용을 시작한 그 처음 사람은 누구일까요? 2006.8.20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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