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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시험

주광 목사............... 조회 수 2297 추천 수 0 2011.02.02 10:00:53
.........
쓰레기는 참으로 골치거리입니다. 쓰레기는 집에서도 코를 막게 하고, 이웃간에도 불편하게 하고,
동네간에도 다투게 하고, 쓰레기장에 가서도 태우면 냄새로, 묻으면 폐수로 사람을 힘들게 만듭니다.

사택으로 가려면 골목길로 들어가는데 빌라가 있습니다. 빌라는 새로 지어 7세대가 살고 사택은 오래된
단독주택입니다. 저희 집 쓰레기는 대문 밖에 내놓습니다.
버릴 것은 돈주고 산 봉투에 넣어 내놓고, 재활용할 수 있는 종이류도 따로 내놓고, 월요일에 재활용품을
수집하는 차가 오는데 페트병, 프라스틱, 병, 캔 등 4종류로 분리해 가야 아저씨들한테 혼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빌라에 사는 분들이 길입구에 쓰레기를 아무렇게나 버립니다.“내가 그런 것은 아니니”하며 지나
다닙니다. 참다 참다 못 참으면 가끔 쓰레기 봉투를 가져다가 치워 줍니다. 그런데 치우면 기다렸다는 듯이
다시 온갖 쓰레기를 내 놓습니다. 그러면“애라 모르겠다 내버려 둬라”하고 지나 다닙니다.

오래 되니까 썩고 흩어지고 난리입니다. 그래도“참 상식도 없는 사람들이네”속으로 중얼거리며 지나 다닙니다.
그러니 쓰레기 앞을 지나다닐 때마다 마음이 쓰레기 같이 됩니다. 그리고 가끔 손님들도 오는데 필경
“목사님 집이 입구서부터 지저분하기 시작하여 집안에 난리구나!!”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맘이
영 편치 않습니다.

집안도 난리는 난리 속입니다. 지은지 25년이 된 집에다 쥐와 고양이와 우리집 지킴이 개인 아담이가 같이
사는 동물의 왕국같습니다. 또한 아담이 밥을 먹으려고 새들이 와서 밥만 먹고 가는 것이 아니라 지출까지
하고 갑니다. 비만 오면 프라스틱 그릇이 총동원되기에 자연 벽화로 도배되었습니다.

이래 저래 집 앞에 있는 쓰레기가 맘을 불편케 합니다. 그런데“이 놈의 쓰레기가 나를 시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맘이 들었습니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뭐라 할까? 또한 하나님께서는 뭐라 하실까? 하는 생각이 들은 것
입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말씀은 아니고 내 속에서“야 목사라면서 네가 치우면 될 것 아니냐?
쓰레기 봉투값이 얼마나 비싸냐? 조금만 수고하면 될 것 아냐?”하는 생각이 됩니다.

그렇다. 쓰레기 버린 사람들 판단만 하면 피장파장이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 치우자 생각하고
치웠습니다. 쓰레기 봉투 5개로 담배 꽁초까지 깨끗이 치웠습니다. 그러고 보니 길이 깨끗해졌습니다.
내 마음도 깨끗해진 것 같습니다. 들어오고 나오며 지날 때마다 기분이 좋습니다. 내가 만든 쓰레기로
다른 사람의 마음이 불편하다면 안되겠구나, 내가 조금 수고하여 다른 사람의 마음이 기뻐진다면 귀한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되었습니다.

주여, 쓰레기 시험에 들지않게 하옵소서 !!
주여, 쓰레기 시험에 합격하게 하옵소서 !!

(200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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