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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포리일기 78】지경 다지기
지금 장모님이 새집을 짓고있는 중입니다. 요즘은 조립식으로 한 달이면 튼튼하고 예쁜 집을 지어버립니다.
어릴적 동네에서 집짓기의 추억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지경 밟기’입니다. 지금은 포크레인으로 하룻만에 땅을 눌러 버리지만, 옛날에는 동네사람들이 다 모여 커다란 돌 두 개를 새끼로 묶어 들었다 놨다 하면서 선소리꾼의 선창에 따라 노래를 부르며 집터를 단단하게 밟았었습니다. 집을 짓는 주인은 그 날 돼지를 잡고 잔치를 벌였습니다. 전에는 집을 지으려면 지경 밟기 때, 대들보가 올라갈 때, 집을 다 지어서 집들이를 할 때 세 번 잔치를 했습니다.
“광명천지에 지신이시여 이곳에 집을 지을 수 있도록 부디 허락하여 주시고...” 어쩌고 저쩌고 하던 선소리꾼의 구수한 노랫가락이 떠오르네요.
며칠 전 동네에 상여가 나가는 모습을 보니, 상여 앞에 서서 “어이~ 어이~ 어이~ 이제 가면 언제 오나 ~ ” 하고 요령을 딸랑거리며 소리를 메기는 그 선소리꾼이 없어서, 그 소리를 카세트 테잎에 녹음을 해 스피커로 크게 틀어놓고 상여가 나가더군요.^^
하긴, 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루고 난 뒤 화장하여 벤츠를 타고 납골당으로 가는 세상이니, 선소리꾼이 있어도 할 일이 없기는 하지요.
토요일마다 처가에 가서 집이 지어지는 과정을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다음주에는 아마도 ‘언덕 위에 하얀 집’ 같은 예쁜집이 탄생할 것 같습니다. 2006.9.16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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