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용포리일기 86】이런 난감하고 곤란한 일이
우리 엄마는 내가 동생하고 싸우면 욕을 하신다.
그래도 심한 욕은 하지 않으신다.
내가 만약 엄마라면 아무리 동생과 싸워도 욕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 대신 많이 혼내주고 벌을 줄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욕을 들었을 때 기분을 경험해 보아서이다.
맞는 것보다 욕을 들으면 마음이 아프다. 1년이 지났어도 생각이 난다.
-어린이신문 굴렁쇠 엮음<엄마 없는 날> 중에서
제가 국민학교 다닐 때 우리동네는 호랑이가 얼마나 많이 살았는지 모릅니다. 호랑이들이 말 안 듣는 아이들을 데려가는데, 그 방법도 참 가지가지입니다. 물어가고, 업어가고, 씹어가고, 깨물어가고... 하필이면 왜 욕을 할 때 꼭 호랑이를 등장시켰는지 모르겠습니다. 겁나게
가장 최악의 욕은 ‘이런 호랭이도 안 물어갈 땅땡땡...’ ᅲᅲ
요즘 저는 아침마다 앞에 있는 빌라의 어디에선가 들려오는 참 난감하고 곤란한 소리를 들으며 살고 있습니다. 할머니와 손자 같은데, 그 할머니는 손자에게 왜 그렇게 욕을 해대는지. 할머니의 욕을 들은 아이는 악-악- 하면서 기묘한 소리를 냅니다. 그 모습을 보는 아이의 엄마는 얼마나 속이 상할까요? 그래서 고부간의 갈등이 생기나 봅니다.
그래서 우리 집에서는 아이들이 그 흉한 소리를 들을까봐 아침부터 일부러 찬송가를 크게 틀어놓습니다. (주택밀집지역에 살면 이런 경우도 있군요.)
아이들이 평소에 ‘악-악-’거리는 것은 아주 안 좋습니다. 악악거리는 소리는 심령을 상하게 하는 날선 칼 같은 소리입니다. 부모들은 큰소리를 쳐야만 아이들이 말을 듣는다고 생각하고 날카롭고 거친 소리를 내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귀는 큰소리보다 낮은 소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아이들에게 따뜻하고 부드러운 말로 했을 때, 아이들은 ‘네’하고 순종하도록 평소에 가르쳐야 합니다. 에구...나나 잘해야지! 2006.9.24 ⓒ최용우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