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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기장군 대변항 옆에 있는 냄새나는 마을 이름(사진 네이버)
【용포리일기 92】우리동네 용포리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의 이름은 금남면 ‘용포리’입니다.
금강의 남쪽에 있는 곳이라 ‘금남면’이고 계룡(龍)산에 붙어 있는 포구라 해서 용(龍)포리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마을에 배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포구가 있었다는 말인데, 사실은 용포리는 금강에서 조금 떨어진 산 언덕에서 금강을 바라보고 있어 포구하고는 거리가 멉니다.
여러 자료를 찾아 봤더니, 1946년 큰 장마로 인하여 금강 주변이 물 속에 잠기자 포구에 살던 주민들이 조금 높은 지대인 이곳으로 옮겨오고 포구 자리는 넓은 평야로 만들어 대평리라 불렀다 합니다.
영대리 영곡리 달전리 봉기리 꾀꼬리 대박리 박산리.... 황새들의 서식처인 황새말, 고릿재... 재미있고 정감이 가는 우리 금남면의 마을 이름들입니다. 그러나 강마을 산마을이었던 우리동네도 ‘개발’이라는 공룡은 어김없이 들이닥쳐 이곳저곳에 거대한 발자국을 찍어놓았습니다.
“우리는 용포리에 사는데 내 친구 은영이는 리버빌에 살아요”
밝은이가 친구를 데려 와서는 잘 돌아가지도 않는 발음으로 내 친구는 리버빌에 산다고 소개를 합니다. 리버빌이 어디야?
두진리버빌아파트, 쟈이, 쉐르빌, 신흥푸르지오, 대원네스트빌, 삼정하이츠... 동네 여기저기에 들어선 이런 국적 불명의 집 이름들을 보면 평생을 살아도 그곳에서는 다정한 추억하나 만들지 못할 것 같은 불안한 생각이 듭니다. 나 어렸을 때 우리동네 ‘용포리’ 에서 친구들과 함께 들과 산과 강을 뛰어다니며 놀았었다. 라고 말해야 되는데, 나 어렸을 때 쉐르빌에서... 뭐했을까? 생각나는 말이 없네요.
이제 저는 추석을 맞이하여 잠시 후에 두무동, 연동, 대기, 풍기, 대방, 장사, 신촌, 단전, 하늘, 하만.... 마치 시를 읊는 것 같은 해맑은 동네 이름을 손가락으로 꼽으며 내가 나고 자란 고향 동네를 하여 차를 운전하여 갈 것입니다. 2006.10.3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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