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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포리일기 96】꿈같은 꿈
자다가 어째 썰렁하여 눈을 떠보니 우리 부부 사이에 꿈틀꿈틀 밝은이가 기어 들어와 자고 있었습니다. 자면서 이불을 다 차버리고 셋이서 새우처럼 움크리고 자고 있었습니다.
이불을 끌어오면 밝은이의 발은 또 번쩍 허공을 가르며 이불을 롱킥으로 차 버립니다. 이 녀석... 자기 침대에서 잘 것이지...
이 세상에서 우리 부부의 잠자리에에 끼어들 자격이 있는 사람은 밝은이 밖에 없습니다. 좋은이는 좀 컷다고 같이 자자고 해도 안 옵니다. 밝은이는 막내라서 꼭 막내처럼 행동합니다. 잠을 자다가 보면 가끔 엄마아빠 사이에서 발견되곤 합니다.^^(아주 가끔)
“아빠! 저 꿈을 꾸었어요.”
“그래? 무슨 재미있는 꿈을 꾸었을까?”
“꿈속에서 아빠가 코를 고는데, 그 밑으로 자막이 막 지나가는거에요. 쿨 드르릉~~ 크크큭 훅! 푸우~ 쿨 쿨 도르르릉 푸~! 하는 글자들이 꿈 화면 아래로 쭉 지나가는거에요”
“하하하.. 너는 참 꿈도 진짜 꿈같이 꾼다!” 2006.10.11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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