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용포리일기 105】목사가 된 이들을 축복합니다
이번 달에도 제 아우를 비롯해서 주변에 몇 분이 목사안수를 받았습니다. 목사가 된 이들을 진심으로 축복합니다. 저는 아무리 해도 목사가 되어야겠다는 마음이 안 생기는데, 목사 안수를 받으려고 애를 쓰는 분들의 그 용감함과 믿음(?)이 솔직히 부럽기조차 합니다.
목사가 아닌 사람이 목사를 바라보면서 몇 가지 느낀 점이 있습니다.
목사가 되면 첫 번째로 자존심이 무척 강해집니다. 주의 '종'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면 쉽게 분노하고 싸우고, 상대가 자신의 의견을 거절하면 '하나님의 뜻'을 거절했다'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사실은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화를 냅니다. 하지만 목사의 자존심이라는 게 주님의 자존심보다 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목사가 되면 두 번째로 경건(?)해집니다. 신앙은 이를 앙물고 견뎌내야 하는 고난의 길이 아닙니다. 신앙은 밝고 좋고 기쁘고 행복하고 자유와 기쁨과 따뜻한 흐름입니다. 목사님들 300명이 모인 곳에 갔더니 300명이 모두 까만 양복에 넥타이를 매고 머리에 기름을 발라 넘겼더군요. 오아... 숨이 턱 막혔습니다. 그 중에는 생활한복을 입은 사람, 회색양복을 입은 사람, 더러는 잠바를 입은 사람도 섞여 있으면 더 자연스러워 보겠고만... 목사가 되었다고 해서 뻣뻣해지면 안됩니다.
목사가 되면 세 번째로 청소를 안 합니다. 소위 '성스런 일' 과 '속된 일'을 구별한다는 말입니다. 주님이 하시는 일은 무슨 일이든 다 성스런 일이지만, 주님과 상관없는 일은 무슨 일이든 다 속된 일입니다. 목사가 되면 청소를 잘해야 합니다.
죄송합니다. 제 아내가 저에게 '요즘 글이 엉망이야' 라고 하는데 오늘까지만 엉망으로 쓰고 내일부터는 제대로 잘 쓸께요.
오늘 글은 저보다 여덟살 아래 아우가 목사안수 받은 기념으로 아우 목사에게 주는 형님의 글입니다. 아우보다 뭐 한가지 나은 것이 없는 형이지만 나이 조금 더 먹은 것 가지고 들이대봅니다. 2006.10.21 ⓒ최용우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