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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희생과 사랑
"할머니 이거 진짜 할머니가 만드셨어요?"
두툼한 도토리묵 한 입 물고 은수가 눈이 동그래져서 묻네요.
"그러엄. 산에서 주워다가 까서 말려서 갈아서 쑤어서 얼마나 정성껏
만들었게. 귀한 거니 많이들 먹어." "할머니, 근데, 육이오전쟁 아세요?"
"아, 알다마다. 나 열 두 살 때였는데 주일학교 끝나고 집에 오는 길에
그 난리가 났었어. 아휴, 말도 마라. 죽을 고생 엄청 했다. 피난 가며 보니
갓난쟁이들 막 버리고 가고, 큰 애들은 새끼줄로 엮어 데리고 다녔지.
밤중에 자려고 빈 집엘 들어갔더니 핏물이 흥건해 도로 뛰쳐나왔다니까."
어머니 눈에 전쟁의 참상이 생생히 펼쳐졌는지 손을 휘휘 저으시네요.
"할머니 엄마는 할머니 안 버렸어요?" "그럼. 안 버렸으니까 살았지."
"와, 우리 증조할머니 진짜 착하시다. 애기는 업고 가면 되는데 왜 버렸지?"
"숨어 다녀야 하는데 아기 때문에 다 죽게 생겼으니 그랬지. 참 무서웠어."
"우리가 그때 태어나지 않은 게 다행이다, 휴." "그러니 얼마나 감사하냐?
그때 비하면 지금 얼마나 좋은 세상이야. 다 하나님 은혜지."
어머니의 생생한 말씀을 듣고 있자니 전쟁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상상만
해도 몸서리쳐졌습니다. 그리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가 평안을 누리고 있다는 걸 상기시켰지요.
한 접시 도토리묵에도 수없이 허리를 굽혀 줍던 어머니의 힘겨운 가을,
뜨거운 냄비를 온종일 저었을 고된 사랑이 고스란히 담겨있었습니다.
우리가 누리는 모든 좋은 것들에는 반드시 누군가의 희생과 노고가 있음을
생각할 때 아이들은 왜 범사에 감사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을 만난 후 나의 삶에도 감사가 새록새록 생겨났습니다.
내가 주님을 알기도 전 십자가에서 내 허물과 죄를 짊어지고 대신
형벌을 받으신 예수님의 희생이 있었습니다. 낙심하여 괴로울 때 간절한
기도로 내 영혼 이끌어주신 주님과 사랑하는 형제들이 내 곁에 있었지요.
당연하게 여기던 일들도 돌아보니 '내가 주님을 몰랐다면 어찌 살았을까'
가슴 쓸어내리며 순간순간 도우신 하나님을 인정하게 되네요.
예수 믿으세요. 이 땅에 평화를 주신 하나님께서 우리 삶에도 평안 주시기를
원하십니다.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한 너머에 하나님의 희생과 사랑이 있습니다.
글쓴이/장주연/수필가/서울광염교회집사 hapyjuye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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