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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골목길 담벼락 낙서
【용포리일기 144】골목길 2
늦은 밤 아내가 출출한 모양입니다.
“백설기 빵이 묵고 싶은데...”
“사다 묵어! 가까운데 슈퍼 있는데 뭘 걱정이어 얼렁 가서 사오면 되지”
한 참 조용하여 고개를 돌려 아내의 표정을 보니 ‘이 밤중에 아낙네가 어떻게 도시의 어두운 골목길에 나서?’ 하는 표정입니다.
나~ 원 참!
주섬주섬 코트를 걸치고 백설기를 서러 나갑니다.
신나라마트에서 건포도가 박힌 백설기빵 사 들고 오는데 앞에 어떤 아가씨가 퇴근을 하는지 또깍또깍 하이힐 소리를 내며 걸어갑니다.
그런데 곰 같은 남자가 뒤에 따라가니 신경쓰이는가 봅니다.
제가 빨리 가면 아가씨의 발자국 소리도 빨라지고 천천히 가면 느려지고...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말을 걸었습니다.
“아... 저기 제가 뒤따라가니까 신경이 쓰이시는가 본데, 저는 저쪽 학산빌라 옆에 살아요. 그러면 제가 앞에 가께요”
그렇게 말하고 아가씨의 옆을 지나쳐 빨리 걸어서 집에 왔습니다.
뒤통수가 뜨뜻했습니다. 2006.12.13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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