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값 뛰면 옆집의 비싼 옷이 잘 팔립니다.
정박효과란 말이 있습니다. 배가 정박하여 어떤 지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머물러 있는 것처럼 사람의 심리가 어떤 요인 때문에 고정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닻 내리기 효과(Anchoring Effect)라고도 말합니다.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은 한 반의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곱셈 문제를 내주고 5초 안에 그 값을 추정하도록 했습니다. “A반:8×7×6×5×4×3×2×1= ?” 그리고 다른 반 학생들에게는 곱셈에 포함된 숫자의 순서만을 바꿔 그 값을 추정하게 했습니다. “B반:1×2×3×4×5×6×7×8=?” 실제 두 곱셈의 값은 같지만 A반과 B반 학생들의 추정치는 완전히 달랐답니다. A반 학생들의 추정치는 2,250이었으나 B반 학생들의 추정치는 512에 불과했답니다. 5초 내에 암산할 수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처음 나오는 숫자(8×7와1×2)에 영향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어떤 값을 추정할 때 초기 값에 근거해서 판단하는 것을 정박효과라고 합니다. 닻을 내린 곳에 배가 머물 듯이 처음 입력된 정보가 정신적 닻으로 작용해 전체적인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입니다.
과일가게의 바나나 값이 껑충 뛰면 바로 옆 드레스 매장에서 고가 옷이 잘 팔린다고 합니다. 서강대 김경미씨는 '우연히 노출된 제품 가격이 표적 제품의 지불 용의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박사논문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했습니다. 학생 170여명을 절반씩 나눠(AㆍB 집단) 모두에게 실험과 무관한 인쇄 광고 2건을 보여줬답니다. A그룹 책자에는 값이 싼 상품을 넣고, B그룹에는 2∼12배 비싼 고급품을 노출했답니다. 이후 '취미생활에 쓸 제품을 사야 할 상황'이라고 가정하고 이들 모두에게 PC와 운동화, MP3플레이어를 얼마에 사고 싶은지 적게 했더니 PC를 두고도 B그룹은 평균 약 108만원을 써내 A그룹(약 74만원)보다 34만원이나 높았고, 운동화와 MP3도 10만∼12만원씩 비싼 값을 불렀답니다. 닻을 내린 곳에 배가 머물듯 소비자들은 초기에 제시되는 값을 근거로 그것을 조정해 최종적인 값을 도출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에 대하여 한 번 가진 나쁜 생각은 쉽게 바꾸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다나엘은 달랐습니다. 빌립이 나다나엘에게 예수님을 소개할 때
나다나엘은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날 수 있느냐(요1:46)”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속마음까지 알고 계신 예수님을 보고 “당신은 하나님의 아들이시요(요1:49)”라고 고백했습니다. 마음의 닻을 “예수님은 구주”라는 항구에 내리고 인생 항해를 하시지 않겠습니까?
열린편지/열린교회/김필곤목사/2010.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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