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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포리일기 185】상 이야기 2
"아빠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가난해서 집의 벽에 흙이 떨어져나가 바람이 쌩쌩 들어오고, 때로는 뱀이나 개구리도 구멍으로 들어왔다니께. 어쩌다가 날씨 좋은 날 밤에는 구멍으로 하늘의 별이 초롱초롱 보이기도 했지. 하루는 너무 춥고 구멍으로 바람이 많이 들어와서 상장으로 구멍을 막으니까 바람이 안 들어 오는거야. 그래서 그 뒤로 열심히 상장을 받아와서 구멍난 벽을 도배했단다... 그때는 상장처럼 빳빳한 종이가 없던 시절이었거든"
이렇게 말했더니, 아이들이 우리도 열심히 상장 받아와서 벽에 구멍나면 도배를 하자고 합니다.^^
위의 이야기는 거의 사실입니다. 상장을 받아올 때마다 어머니가 메리야스 상자에 상장을 차곡차곡 넣어두던 기억이 나네요. 군 대표로 무슨 대회에 나가서 보통 상장보다 네 배정도 더 큰 상장을 받아왔는데, 너무 커서 메리야스 상자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투덜댔던 일도 생각이 납니다. 나중에는 너무 많아서 메리야스 상자 뚜껑이 닫히지 않고 위로 쑥 올라갔었습니다. 그 상장들이 지금 다 어디 갔을까... 증거가 없으니...
"너희들보다 상장을 더 많이 받는 친구들도 있어?"
"있어요. 한 명 있는데, 게네 집은 안 가봐서 잘 모르겠는데요. 집에 구멍이 많은가봐요.... 우리 학교에서 젤 부자라고 했는데 이상하네?"
2007.2.20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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