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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포리일기 194】짝이 딱딱 맞아
아내가 아이들 책상정리를 하다가 작년에 썼던 공책을 검사해 보고는 한숨을 내쉽니다. 특히 밝은이의 공책은 대부분 앞부분 몇 장 쓰고 그대로 빈 공책입니다. 한 묶음이나 되는 공책 중에 끝까지 쓴 게 한 권도 없네요. "워째 이렇게 공책 아까운 줄 모르고..." 그런데, 알고 보면 아내가 밝은이를 야단칠 처지가 못됩니다. 아내도 마찬가지로 앞부분만 몇 장 쓰다가 만 노트가 수두룩! ^^
아내는 완벽주의 기질 탓에 누가 한 장이라도 쓴 노트는 불편해서 쓰지 못하고 꼭 새로 사야 합니다. 노트를 열심히 사 나르는데 은사가 있는 아내... 누가 썼던 것이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 저는 아내가 몇 장 안 쓰고 버린 노트를 주워서 열심히 쓰며 살고 있습니다. 하하
헌 노트는 못 쓰는 아내는 새 노트도 지루해서 몇 장 못씁니다.
헌 노트든 새 노트든 상관없는 저는 노트를 한번 쓰기 시작하면 5년이 되었든 10년이 되었든 마지막장까지 씁니다.
그러고 보니 밝은이는 영판 엄마의 복사판이고, 좋은이는 저를 쏙 빼닮았습니다.
하하... 어쩜 우리 가족은 이렇게 짝이 딱딱 맞을까? 2007.3.6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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