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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부의 눈물

주광 목사............... 조회 수 2251 추천 수 0 2011.02.27 09:36:31
.........
어느 가난한 목부(牧夫)가 있었다.
이 목부는 가축 몇십 마리를
자식처럼 키우며 돌보는 것으로 낙을 삼는다.
소와 송아지 한마리, 염소도 몇마리,
돼지도 좀 있고, 토종닭을 몇십마리 키운다.
축사도 엉성하고, 사료도 사다 주지 못한다.
주위에 있는 풀들, 농사에서 나오는 것들을
주는 정도다.

그는 돈이 없이 더 키울 수도 없다.
목장을 경영하지도 못한다.
가축을 키우는 공부를 하지도 못했다.
목부는 나이가 들어 맘이 나날이 약해진다.
몸도 병이 들어 예전 같지 못하다.

그러나 매일 키우는 짐승을 보며 기뻐한다.
가축들과 목부는 생활이 일체다.
그 가축과 목부는 희로애락을 같이 한다.
가축이 잘 크는 모습을 보고 환히 웃는다.
잘 먹는 모습에 만족해 한다.

그러나 가축이 시름시름 병이 들면
목부의 마음도 시름시름 해진다.
낮이나 밤이나 그들을 돌본다.
온 맘이 그들에게 가 있다.

그런데 이웃에는 현대식 목장이 있다.
자동화 시설이 되어 있는 대단위 목장이다.
그곳의 목부는 축산학과를 나오고 유학도 같다 오고
학위도 있는 젊은 축산농이다.

목부는 이런 형편, 저런 사정으로
자식처럼 키우는 가축을 이웃 목장에 보냈다.
그 가축들은 너무나 좋아 한다.
가난한 집에서 살다 부자집으로 갔으니
신이 난다. 날고 뛴다. 춤을 춘다.

잘못키워 힘들어하는 가축을 보면서
이웃 목장에 가면 잘 클것으로 알고 보냈다.
정이 들었으니 섭섭한 마음도 있었고,
잘 크면 되지 하는 시원한 마음도 있었다.

세월이 약이라는 말처럼 처음에는 섭섭해도
시간이 가면 잊어지리라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세월이 가도 잊혀지질 않는다.

잊으려고 하면 할수록 생각이 새롭다.
앉아 있어도 생각이 들면 눈물이 뚝뚝,
길을 가다도 생각이 나면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목부의 눈에선 오늘도 눈물이 흐른다.

(200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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